“여행가방 감금”...잔인한 학대 계모 징역 2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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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방 감금”...잔인한 학대 계모 징역 25년
  • 김동현 기자
  • 승인 2021.02.0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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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적으로 의붓아들을 학대하고 여행가방에 감금해 숨지게 한 4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무거운 징역 25년 형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이준명 부장판사)는 29일 살인 및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3·여)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보다 3년이 늘어난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의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검찰이 청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은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숨진 피해자를 상습적으로 폭행·학대하고 여행가방에 가둔 뒤 친자녀들과 가방에 올라가 뛰기도 했다”며 “피고인을 엄마라고 부르며 애정을 표시한 피해자를 악랄하고 잔인한 범행으로 숨지게 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모든 아동은 안정되고 조화로운 환경에서 자라야 하고 폭력과 방임에서도 보호돼야 한다”며 “어둡고 좁은 가방 안에서 피해가자 서서히 숨이 멈춰졌을 상황을 고려하면 이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6월 1일 낮 12시30분쯤 충남 천안시 서북구 백석동의 한 아파트에서 의붓아들 B군(당시 9살)을 여행가방에 감금,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같은 달 29일 기소됐다.
 
검경 수사 결과 A씨는 B군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행가방에 감금한 뒤 지인과 30분 넘게 통화하고 3시간가량 외출하기도 했다. B군이 호흡곤란을 호소하자 자녀 2명과 함께 가방에 올라가 뛰고 헤어드라이어로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은 것으로 드러났다. 가방에서 “풀어달라”며 울고 빌던 아이의 울음소리와 움직임이 줄었는데도 그대로 방치했다.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 의식불명 상태에 빠트린 혐의로 긴급체포 된 40대 여성 [사진=뉴시스]

1심 재판부인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채대원 부장판사)는 지난해 9월 16일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1심 선고 직후 검찰과 A씨 모두 ‘양형 부당’을 이유로 각각 항소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피해자를 가방에 가두고 올라가 뛰고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는 등의 행위가 사망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피고인이 인식할 수 있었다”며 “피고인이 수많은 반성문을 제출했지만, 진정으로 참회하고 후회하는지 의심이 들고 일만의 측은지심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밝혔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A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A씨가 B군을 좁은 가방(2개)에 장시간 감금한 점, 가방에 올라가 뛴 점, 가방을 테이프로 밀봉한 점, 이상 징후가 나타난 아이를 보고도 곧바로 119구급대에 신고하지 않은 점을 근거로 들었다. 
 
지난해 11월 18일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는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이 이례적으로 나와 1심 선고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는 태도를 보이는 데다 아동을 대상으로 저지른 범죄이기 때문에 엄벌이 필요하다”며 1심 구형량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이)살인의 고의가 없었는데도 1심 재판부가 사실을 오인했다”며 “학대 혐의는 인정하지만, 상습성과 고의성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형량이 너무 무겁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진행된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을 엄벌에 처해달라”는 취지의 진정서 30여 건이 재판부에 접수됐다. 대부분 검찰의 구형대로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는 내용이라고 한다. 1심에서도 2793명이 온라인에 서명했고 탄원서와 진정서가 재판부에 접수되기도 했다.
 
숨진 A군의 유족은 항소심 선고 직후 “사형이나 무기징역이 마땅하다고 생각했지만 1심보다 형량이 늘어나 다행”이라며 “피고인이 반성문을 제출했지만, 자신의 죄를 덮으려는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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